<놈!놈!놈!>은 ‘2021 다행’ 공익모임 지원에 선정되었습니다. 풀-네임은 ‘실업급여 받는 놈! 안 받는 놈! 언젠간 받을 놈!’입니다. 불확실한 여건에 있는 지역 청년활동가들의 처지가 잘 드러난 이름입니다.
다른 친구들이 취업과 스펙 쌓기에 주목할 때, 이 ‘놈’들은 사회적 가치와 공익적 의미를 찾아 우리 지역에 첫발을 딛었습니다. 정말 싹수가 파아~란 '놈'들이었습니다.
모임 구성원들은 모두 본 센터에서 진행한 ‘청년공익활동가 지원사업’을 통해 충남지역의 여러 비영리단체에 파견되어 2년간 활동했습니다. 그 동안 느꼈던 고민과 생각들을 이어 이 모임을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Q. 모임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나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충남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진행했던 청년공익활동가 프로그램을 경험했던 친구들이에요. 2년이란 시간동안 우리들은 각자 다른 비영리단체들에 매칭되어 활동했어요. 한 달에 한 번 공유모임(월례회)을 통해 끈끈한 연대감이 생겼죠.
대학을 졸업하고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청년, 번아웃을 치유하고 활동을 재개한 청년, 결혼과 육아로 중단된 나를 되찾는 과정이던 청년, 공익활동이 뭔지 궁금해서 도전한 청년, 일자리를 찾다 우연히 접하게 된 청년, 서울을 벗어나 지역에서 일하고 싶었던 청년 등. 각자 다르고 다양한 이유들이었지만, 서로 지지하고 응원하며 힘이 되어주는 관계가 되었죠.
그러다 파견활동 기간이 종료되었고, 우리들은 관계와 고민을 계속 이어가고 싶었어요. 마침 <다행> 모임지원 사업을 알게 되어, 이 소중한 연대감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Q. 모임에서 어떤 활동을 했나요?
우선 모임 자체가 주는 재미가 있어요. 이전에도 한 달에 한 번, 청년활동가들이 모이는 월례회 날은 이상하게 설레고 기다려졌거든요. 단순히 일상업무를 벗어나 동료들을 만나서 좋았다는 게 아니라, ‘청년’이라는 공통적인 이유 하나로 서로 의지가 되고 힘이 되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게 기뻤었어요.
그러니 활동 종료로 아쉽게 헤어진 우리가! 다시 모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았겠어요? 네, 정말 좋았어요! 의지되고 힘이 되는 그 친구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실업급여 받는 놈! 안 받는 놈! 언젠간 받을 놈!>이라고
모임명을 정할 때도 빵~ 터졌어요.
각자 처한 상황을 대변할 이름으로 추천 받았는데,
완전 센스있는 작명이었죠.
아! 저희는 두 번째 모임 이후 오보채식을 실천 중이에요. 환경 영화를 보고 토론하며,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찾은 거죠. 곡류, 야채, 과일, 달걀만 먹을 수 있고 닭고기를 포함한 모든 고기, 생선, 유제품은 금지에요. 12시가 땡! 하면 시작하기로 했는데, 최후의 만찬을 정말 거대하게 먹었죠. 그 마지막 식사는 얼마나 경건했는지 몰라요.ㅎㅎ
Q. 헤어진 친구들에게 다시 연락하면서, 어떤 고민들이 있었나요?
이제 각자의 바쁜 생활이 있으니, 마음이 있어도 모이기가 쉽지 않았어요. 지레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었죠. "내가 만나자고 해도 괜찮나?", "연락해볼까?" 그렇게 둥둥 떠있는 마음들을 묶어낼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했어요.
청년공익활동가로서의 역할은 끝났지만, 다들 여전히 충남지역에 거주하고 있고 청년으로서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도 많은데, 고민을 이어가는 것은 힘든 것 같아요. 지역의 비영리-공익단체에서의 안정된 역할과 위치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워요.
지역에서는... "청년이란 늘 새롭고 창의적이어야 한다"는
기대가 있어요.
그것이 가끔 부담이 되기도 해요.
Q. 다시 모이게 된 친구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진짜 정말 하는 거예요?" 이런 반응이었어요. 그리고 막상 모임이 구성되고 나니까 다들 한마음으로 걱정도 했구요. 그리고 더 많은 청년공익활동가 친구들이 함게 하지 못했다는 것도 마음에 걸렸어요. 그래서 모임 중에 한 번이라도 여러 명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추가하고자 했어요. 아마 코로나만 풀리면 가능할 거 같아요.
Q. 충남 지역에서 청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가요?
'청년'이라는 단어가 주는 긍정적인 이미지도 많지만, 우리에겐 부담되는 이미지도 있어요. 특히 수도권 대도시가 아닌 지역사회에서 활동을 한다는 것은 더욱 그렇죠. 지역에서는 ‘청년이란 늘 새롭고 신선하며 창의적이어야’ 한다는 기대가 있어요.
그런 부담을 너무 주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도 지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주셨으면 해요. 그렇게 천천히 도와주시면, 저희도 할 일을 걱정없이 잘 찾을 수 있을거에요.
지난 2년 동안 청년공익활동가들은 저희 센터의 자랑이라 충남지역사회의 보배같은 존재들이었습니다. 지역이 살아나려면 청년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또한 청년들이 많아지려면 지역사회가 도와줘야 합니다. 우리 충남에 젊은 사회적 고민들과 활동이 더 많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여러분이 응원하고 지지해주세요.